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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놀라운 목적
마셜 로젠버그
정진욱
한국NVC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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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폭력대화 작은 책 시리즈, 다섯 번째 책!
한국NVC센터(한국비폭력대화센터)에서 발행하는 ‘비폭력대화 작은책 시리즈’ 다섯 번째 책. 『비폭력대화』의 저자 마셜 로젠버그가 분노를 제대로 다루고 온전히 표현하는 방법을 안내한다.
■ 분노는 소중한 선물이다
분노가 찾아올 때 우리는 그것을 느낀다. 얼굴이 벌게지고 시야가 좁아진다. 온갖 판단들이 마음을 휘저어 심장 박동이 빨라진다. 마침내 분노가 폭발하고, 우리는 상황을 더 악화시킬 말이나 행동을 한다. 화가 화를 부르고 말다툼이 주먹다짐으로 이어진다. 우리 사회에 널리 퍼진 증오나 혐오도 그 뿌리는 분노이기 마련이다. 분노가 안 좋은 결과를 낳을 때가 많다 보니, 사람들은 분노를 억눌러야 할 것, 부정해야 할 것으로 여긴다. 자제심 부족, 성숙하지 못한 인격의 증표라고 본다.
저자 마셜 로젠버그는 분노를 억눌러야 한다는 통념에 이의를 제기한다. 분노는 우리 욕구가 충족되지 못하고 있음을 알리는 경보이고, 따라서 내면의 소중한 것들에 연결되도록 우리를 이끄는 선물이라는 것이다. 분노의 이 ‘놀라운 목적’을 어떻게 이룰 수 있을까? 저자가 소개하는 4단계 프로세스를 따르면 된다. 마셜 로젠버그는 ‘관찰, 느낌, 욕구, 부탁’이라는 비폭력대화 원리를 분노 다루기에 적용하여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해 가는 과정을 알려 준다. 실제 사례들을 통해 방법을 구체적으로 안내하고, 워크숍 참석자들의 물음에 명쾌하게 답한다. 분노가 넘쳐 나는 요즘 세상에 꼭 필요한 책이다.
■ 지은이
마셜 로젠버그(Marshall B. Rosenberg, 1934~2015)
국제 평화단체인 비폭력대화센터CNVC의 설립자이자 교육 책임자. 1934년 미국 오하이오 주 캔턴에서 태어나 디트로이트에서 성장했으며, 1961년 위스콘신대학교에서 임상심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60년대에 미국 연방정부의 재정 지원으로 이루어진 학교 통합 프로젝트에서 중재와 의사소통 방법을 가르치면서 처음으로 비폭력대화NVC 교육을 시작했다. 그가 1984년 설립한 CNVC는 지금까지 400여 명의 국제인증지도자를 배출하였고, 전 세계 70개가 넘는 나라에서 교육자, 의료 분야 종사자, 기업 관리자, 변호사, 군인, 수감자, 교정 당국, 경찰, 성직자, 정부 관리, 그리고 수많은 개인과 가족들에게 NVC의 실천을 지원하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비폭력대화Nonviolent Communication: A Language of Life』, 『갈등의 세상에서 평화를 말하다Speak Peace in a World of Conflict』, 『삶을 풍요롭게 하는 교육LifeEnriching Education』 등이 있다.
■ 옮긴이
정진욱
오스트레일리아 매콰리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을 수료한 후 전문 번역가로 일하고 있다. 2009년 우연히 CNVC 국제심화교육 통역 자원봉사를 한 것을 계기로 한국NVC센터와 인연을 맺게 되었다. 영성과 명상에 관심이 많으며, 비록 더디더라도 멈추지 않고 비폭력대화를 실천하면서 살아가려고 애쓰고 있다.
■ 차례
들어가는 말
제1장 비폭력대화란?
분노와 비폭력대화
한 사람만 해도 효과가 있습니다
제2장 분노를 다루는 단계들
첫 번째와 두 번째 단계
평가는 분노를 자극합니다
자극 vs. 원인
자극과 원인의 비교
세 번째 단계
판단
욕구 어휘 개발하기
네 번째 단계
처벌과 분노
제3장 살인은 너무 피상적이다
워크숍에서
철학적인 것에서 방법론적ㆍ실제적인 것으로
사례: 한 여성의 분노
제4장 우리의 느낌과 욕구를 다른 사람들에게 이해받으려면
머릿속에서 진행되는 ‘판단 쇼’ 즐기기
천천히 하세요
요약: 분노에 관한 단상들
부록
NVC를 적용하는 방법
느낌말 목록(예시)
보편적인 욕구 목록
CNVC와 한국NVC센터(한국비폭력대화센터)에 대하여
한국NVC센터 발행 서적ㆍ교구
■ 책 속으로
분노의 놀라운 목적』에서 마셜 로젠버그는 우리 삶에서 분노가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한 그의 독특한 생각을 나눕니다. 그는 분노를 억눌러야 한다는 우리 생각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오히려 분노는 선물이라고 말합니다. 우리가 충족되지 않은 욕구들과 연결하도록 이끄는 선물이라는 것이지요.
비폭력대화(NVC)에서는 ‘분노를 억눌러야 하는 것 또는 나쁜 것으로 여기는 것은 위험하다’고 강조합니다. 분노를 우리 잘못 때문에 일어난 일로 여길 때, 우리는 그것을 억누르고 회피하려 들기 마련입니다. 그렇게 분노를 억누르고 부정하면, 우리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게 아주 해로운 방식으로 그것을 표현하게 되기 쉽습니다.
NVC를 이용해서 분노를 다루는 첫 번째 단계는 ‘우리 분노를 자극한 것과 분노의 원인은 서로 다르다’는 점을 아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이 한 행동 때문에 화가 나는 것이 아니라, 그에 대해 반응하는 우리 내면의 어떤 것 때문에 화가 난다는 말씀이지요. 따라서 우리는 자극과 원인을 구별할 수 있어야 합니다.
분노를 표현하고 그것을 NVC 원리에 맞게 다루는 첫 번째 단계는 평가를 뒤섞지 않으면서 무엇이 우리 분노를 자극했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 단계는 상대방에 대한 우리의 평가, 즉 상대방 잘못을 암시하는 판단으로 표현되는 우리의 평가가 바로 우리 분노의 원인임을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세 번째 단계는 분노의 뿌리인 욕구를 찾는 것입니다. 그 밑바탕에는 우리가 화나는 것은 우리의 욕구가 충족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가정이 깔려 있는데요. 문제는 우리가 우리의 욕구와 연결되어 있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 우리의 욕구와 곧바로 연결하지 않고, 우리는 머리로 가서 우리의 충족되지 않은 욕구와 관련하여 상대방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따지기 시작합니다. 우리가 다른 사람들에 대해 내리는 그 판단이 우리 분노의 원인이며, 그 실상은 ‘충족되지 않은 욕구의 비극적 표현’입니다.
감정의 자연스러운 기능은 욕구를 충족시키도록 우리를 자극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분노는 우리 주의를 다른 데로 돌리는 것에 의해 자극이 됩니다. 분노할 때 우리는 욕구가 충족되기를 바라도록 자연스럽게 우리를 자극하는 욕구들과 연결되어 있지 않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분노는 다른 사람 잘못이라는 생각에 의해 유발되는데, 그러면 욕구를 충족시키려는 에너지가 남을 비난하고 처벌하려는 에너지로 바뀌어 버립니다.
네 번째 단계에서 우리는 상대방에게 네 가지 정보를 말합니다. 첫째, 자극이 무엇인지 밝힙니다. 우리의 충족되지 않은 욕구와 갈등을 일으킨 상대방의 행동이 무엇이었는지 밝히는 것이지요. 둘째, 우리의 느낌을 표현합니다. 이때 우리가 분노를 억누르고 있지 않다는 점에 주목하시기 바랍니다. 분노는 슬픔, 괴로움, 두려움, 좌절감 같은 느낌으로 바뀌었지요. 셋째, 느낌을 표현한 다음에는 충족되지 않고 있는 우리의 욕구를 밝힙니다. 그리고 앞의 세 가지 정보에 이어서, 우리의 느낌과 충족되지 않은 욕구와 관련하여 ‘우리가 상대방에게 바라는 것에 대해 명료하고 실제적인 부탁’을 합니다.
분노를 온전히 표현한다는 것은, 내가 그 뒤에 있는 깊은 감정들을 드러낼 뿐 아니라, 상대방이 그것을 이해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 또한 뜻합니다. 우리는 그 일을 하는 데 필요한 기술을 어느 정도 익혀야 합니다. 약간의 기술을 개발해야 하는데요. 이를테면 상대방으로부터 이해를 얻고 싶을 때 최선의 방법은 그 사람을 먼저 공감해 주는 겁니다. 상대방이 그렇게 행동하도록 만든 것에 대해 내가 더 많이 공감할수록, 내가 그와 함께한 경험의 심층과 관련된 이야기를 그 사람이 온전히 듣고 이해하게 만들 가능성이 커집니다.
천천히 하세요. 네, 예전에 배운 대로 행동하지 않는 것이 어색하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저는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그래서 우리 문화가 주입한 프로그램을 자동으로 수행하는 로봇 같은 삶 말고 제가 중시하는 가치들과 조화를 이루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그러니까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하세요. 어색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것이 나다운 삶입니다. 제가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저는 시간을 가지고 천천히 할 겁니다. 그 때문에 바보처럼 보이더라도 말이지요.